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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5
   
김대곤, 김시준
아빠와 아들 관객

<더 나은 숲>은 양으로 자란 늑대 퍼디난드와 주변 동물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자 부모 자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 <더 나은 숲>을 부자가 함께 봤어요. 아빠와 아들의 대화를 살짝 들여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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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곤
김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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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5
울타리를 넘어 대화하기
아빠와 아들 관객
ⓒ국립극단
Q1
<더 나은 숲>을 보면 ‘정체성’이라는 단어가 떠올라요. 한 사람에게도 여러 면이 있는데, 집과 국립극단에서의 ‘나’는 어떻게 다른 것 같아요?
김시준
퍼디난드의 고민이 어른과 청소년 사이의 저와도 잘 맞는 것 같았어요. 편한 건 집에서의 김시준이고, 솔직한 건 친구들 사이의 김시준. 국립극단에서의 김시준과 학교에서의 김시준도 다른데, 국립극단의 김시준이 좀 더 꾸밈없는 것 같아요.
ⓒ국립극단
Q2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연극 속 양을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현실에도 울타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시준
울타리는 가둬놓는 게 아닌 보호해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가고 싶으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나갈 수 있어야 하고, 오고 싶으면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곳. 퍼디난드도 말하잖아요. 자기는 떠나는 게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나가는 거라고.
김대곤
울타리를 양들이 만든 게 아니잖아요. 어쩌면 양들은 원하지도 않았겠죠. 그럼 울타리를 만든 이유는 뭘까요. 양을 잃지 않기 위해서고, 양 주인 입장에서는 그 안에서 양들이 충분히 성장하고 배우길 바란 게 아닐까. 저는 큰 강처럼 아이를 키우고 싶거든요. 본인이 원하면 약간 빠져나가도 되고, 물살을 거슬러도 돼요. 그런데 제가 좁은 강이면 저랑 자꾸 부딪힐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큰 강이 되고, 이 안에서는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행동을 두고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지 않아요. 그냥 지금 그런 시기구나 정도로만 봐줘요.
김시준
어릴 때는 울타리가 학교라고 생각했어요. 계속 가둬놓고 공부해라 그러니까. 요즘은 시간이 울타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간이라는 게 확실히 존재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규칙으로 정해둔 거잖아요. 하지만 시간을 느끼는 건 상대적이라고 보거든요. 어떤 애는 같은 시간에 더 빠르게 받아들이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오래 걸릴 수도 있죠. 그 차이를 서로의 기준에 맞춰서 정해야 되는데, 한 가지 기준에 맞춰 버리니까 문제가 생겨요. 그래서 시간이라는 게 저에게는 울타리 같아요. 보호받아야 하는데 가둬버린 게 아닐까.
ⓒ국립극단
Q3
청소년극 중에서도 부모의 입장이 드러나는 작품인데요. 작품을 보고 공감하거나 고민한 부분이 있으신가요?
김대곤
양부모들이 퍼디난드를 만나기 전에 아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택하려고 하잖아요. 저한테는 이 작품이 벗어나지 못한 제도들에 대한 이야기구나 싶었어요. 전통, 기준, 울타리 같은 하나의 틀을 계속 고집하면서 살아간다면 시준이 같은 캐릭터는 굉장히 버겁고 힘들 수 있겠구나. 유전적 원인인지 보고 자란 게 있는 건지 저랑 비슷한 면이 분명히 있을 거거든요. 시준이는 자기 색이 좀 뚜렷하다 그래야 되나? 그런데 그걸 잘 티를 안 내요. 그래서 차이가 생겼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아이니까 자기만의 색이 있는 걸 인정해주는 일이 필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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