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곤
울타리를 양들이 만든 게 아니잖아요. 어쩌면 양들은 원하지도 않았겠죠. 그럼 울타리를 만든 이유는 뭘까요. 양을 잃지 않기 위해서고, 양 주인 입장에서는 그 안에서 양들이 충분히 성장하고 배우길 바란 게 아닐까. 저는 큰 강처럼 아이를 키우고 싶거든요. 본인이 원하면 약간 빠져나가도 되고, 물살을 거슬러도 돼요. 그런데 제가 좁은 강이면 저랑 자꾸 부딪힐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큰 강이 되고, 이 안에서는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행동을 두고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지 않아요. 그냥 지금 그런 시기구나 정도로만 봐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