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 않아>는 국립극단 청소년극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퍼포머들의 격렬한 움직임이 말보다 더 보편의 고민을 담으며 연극과 무용, 청소년이라는 단어의 편견을 지웠기 때문인데요. 2016, 2018, 2019년 공연은 연일 매진이었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함께 춤추는 커튼콜은 SNS를 타고 멀리 퍼져나갔습니다.
김예은, 나수연, 임영규는 서로 다른 시기에 <죽고 싶지 않아>를 관람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해주었어요. <죽고 싶지 않아>가 나의 현실을 뒤흔들었다고.
<죽고 싶지 않아>를 기억하는 목소리들
감정과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아 늘 모호하고 추상적이라서 나 자신도 뭐라 설명할 수 없을 때가 많아요. 그걸 눈에 보이는 무브먼트로 표현해줬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가 돼주었어요.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얻고 돌아간 공연이었습니다.
수민
무대의 위아래 상관없이 관객과 배우가 함께 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이채린
연기 공부를 하고 싶어서 20살에 혼자 서울에 올라왔는데,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공허함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 그때 <죽고 싶지 않아>를 봤는데 굉장히 위로가 됐다.
김다훈
들리진 않지만 끊임없이 뛰는 맥박처럼, 항상 살아있었고 난 그걸 들어버렸다.
도붕
보기만 해도 내 안의 억눌린 무언가가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관객이 참여하면서 직접 묵은 상처나 감정을 해소하는 경험이 가능했고, 19년도 공연이 끝난 후 열린 파티 같은 뒤풀이마저도 끝내줬다.
유지원
<죽고 싶지 않아>를 본 당시에는 ‘이게 뭐지?’ 싶었다. 그런데 장면들이 하나씩 스쳐 지나가면서 공감되기 시작했다. 매 순간 나의 활력이 죽지 않도록 재밌게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련도 행복도 고통도 살아있음에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강명진
끝이 없게 자유롭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연기과 입시를 시작하고 대학 면접 예상 답안 작성을 위해 공연 관람을 한참 형식적으로 하던 시기였는데, 19살 마지막 청소년기에 너무 필요한 공연이었어요. 제 속에 해소되지 못한 응어리들이 풀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금 다니는 대학교 면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공연으로 <죽고 싶지 않아>를 얘기하기도 했네요! 진심의 반짝임이 느껴져서 뽑혔나 봐요:)
황윤
다른 극과 달리 날것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출연진분들이 바닥과 벽에 그려진 분필들을 다 지워낸다는 느낌으로 움직이는 데서 오는 쾌감이 <죽고 싶지 않아>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무대에 손 잡혀 올라갔을 때 더 열심히 할 걸 생각이 든다. 그땐 뭐가 그리 부끄러웠는지.
안장호
‘내가 지금 살아있구나’라는 걸 상기 시켜 준 극. 2016년 초연을 본 후 지금 22살이 되었습니다. 다시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합니다.
김소현
객석에서의 참여가 어떤 의미인지 알게해 준, 삶의 영감과 의지를 주는 작품.
김민영
배우들 몸에서 뿜어나오는 강렬한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공연 시간보다 일찍와서 극장을 둘러보다 우연히 배우들 몸푸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나도 저기서 몸 풀며 공연준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연
일상에서의 해방감,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한껏 느낀 공연이었다. 모두가 어우러져서 춤추고, 나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날이 앞으로 또 올까요. 이 시국을 살며 특별히 더 그리워지는 공연입니다.
박세영
배우를 통해 나오는 의미있는 몸짓, 사운드, 장마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들이 느껴지는 샐동감 있는 공연. 배우와 관객 다수가 하나되어 터지는 마지막 시너지가 짜릿하다.
한현진
관객 참여극이라는 게 너무 매력적이고 좋고 춤으로 사람을 매료 시킬 수 있다는 게 가장 인상 깊게 남았다.
이세아
16년 처음 접했는데, 그때는 보는 순간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마지막 무대에 올라 배우들과 함께 춤을 출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백철
글자 없이 오직 몸으로만 죽고 싶지 않은 무엇을 전달하는 것, 무대를 벗어나 관객과 교감하고 에너지를 주는 것이 좋았다.
이승민
보는 내내 신나고 자유로워지는 기분이고, 새로운 연극의 형태를 발견한 느낌이었습니다. 관극 후에 더 많이 생각하게되고 몸의 움직임이 이렇게 중요하고 재밌다는걸 느꼈습니다.
손세빈
죽고 싶을 때마다 살고 싶게 해줬거든요. 우울감에 휩싸일때 소리를 지르거나 미친듯이 몸을 움직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그런 나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연 안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을 보고 위안을 얻었습니다. 다시 한 번 나를 찾고싶습니다.
김평화
처음으로 저를 감싸고 있던 페르소나를 벗어던지고 신나게 뛰고 있는 제 자신을 찾을 수 있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정순혁
배우들이 표현에 있어서 굉장히 자유로워 보였고 즐기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입시를 이 작품으로 합격했습니다. 그만큼 의미 있고 저도 나중에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이준식
공연의 생동감과 에너지가 굉장히 잘 느껴져서 좋아합니다. 인간이 살아있다 라는게 비로소 공연이 살아있다와 연결이 되고, 그렇기에 직접 관객들이 공연에 뛰어들면서 그 공간 속에 살아있는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같은 부분이 좋았습니다. 삶과 죽음을 연결짓는 것이 하나의 연극/뮤지컬/음악극의 소재가 아닌 무용이라는 점이 더 크게 와닿을 수 있었던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무대 또한 한 공간에 인간이 적어간 어떠한 기록들을 배우들이 지워내면서도 발버둥치며 기록으로만 남는 게 아닌 우리들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잘 어울렸고 특정 누군가가 아닌 블특정 다수를 보여주는 극인 것 같아 더 인상 깊고 각자 다른 경험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이소연
억압된 나의 자유로움을 다양한 감각으로 느끼게 해주어서 해방감을 느꼈다. 지친 일상 속에 극장을 찾는 것은 역시 충전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고 간 하루.
보영
보통 연극을 볼 때는 객석에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인식이 되지 않고 어둠 속에 묻히는 느낌이었는데, <죽고 싶지 않아>를 봤을 때의 기억은 '나'에 대한 기억들이 많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움직이던 고개나, 바쁘게 움직이던 눈동자, 극장에서 맡았던 냄새나, 몸에 떨어지던 물방울, 뛰어서 빠르게 뛰는 심장박동을 기억합니다. <죽고 싶지 않아>는 그렇게 저로부터 떨어질 수 없는 감각들을 남겨준 공연이라서 좋아합니다.
해진